노동자 인문학 강좌Ⅰ후기

  • 글쓴이: 레비(vi le, 하나은행)
  • 2019-12-08

 "회사에 다녔는지 3개월밖에 안 되었지만 몸도 마음도 다 지쳤습니다. 원래 직장생활을 하면서 공부를 계속 하고 싶은 저는 지금 삶이 너무 힘들고 여유 시간이 없어서 공부한 생각을 포기하였습니다. 우연히 학교 같이 다녔던 선생님이 단톡방에 올리는 글을 보고 노동자 교육센터가 진행하는 강좌를 알게 되었습니다. 일주일에 강의 한번만 진행하니까 시간은 괜찮고 교육 내용은 제가 늘 관심 갖은 노동에 관련한 것이라서 공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교육 과정을 신청했습니다.

 노동자 교육센터에 처음 방문했을 때 낯설고 다른 분들을 인사했는데 많이 어색했습니다. 다행히 대표님은 따뜻한 웃음으로 맞아주시고 말을 먼저 걸어주셔서 긴장을 좀 풀렸습니다. 교육에 참여하신 분들이 다 노동조합 활동하시는 걸 알게 되어 많이 기대했습니다. 현장에서 일어난 일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강의 네 번을 다 듣고 나섰는데도 노동조합 활동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못 들어서 조금 실망했습니다. 노동조합 활동하지 않지만 다음에는 기회가 되면 활동하시는 분들이 겪은 경험과 고민을 나누는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으면 합니다.

 교육 과정은 ‘세상의 인문학‘ 주제로 4강 (1, 왜 노동자 인문학인가, 2. 대통령이 바뀌어도 왜 노동자 삶은 힘든가?, 3. 돈만 있으면 우리는 행복할까, 4. 나와 다른 것에 대한 이해와 공존)으로 나뉘었습니다.

 1강은 인문학의 정의 하고 노동자인문학이란 무엇인지 설명해주는 수업시간이었습니다. 주목할 만한 내용이 없었지만 재미있게 들었던 수업인 것 같습니다.

 2강은 노동하는 사람의 현실을 살펴본 수업이었습니다. 경쟁 사회 속 노동자 삶은 날수록 힘들어지고 어떻게 노동에서 해방되고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있는지 같이 고민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강의 내용 중에 스웨덴 사례를 가지고 논의하는 점이 많았습니다. 스웨덴으로부터 여러 영역에서 배울 수 있고 그 토대로 대안을 만들고 한국 사회에 적용하는 것이 괜찮은 방향일까 싶습니다.

 3강은 자본주의 돈의 인문학에 대한 수업 시간이었습니다. 돈만 있으면 우리는 행복할까? 라는 주제를 봤을 때 그 질문의 답을 기대했지만 수업이 끝났을 때까지 강사가 답을 알려주지 않으셨습니다. 수업의 주요 내용은 돈, 자본주의, 자본주의의 돈, 노동자의 돈 등 이런 개념들을 다시 설명해주는 것입니다. 3강의 내용을 전체로 보면 “노동자 인문학” 강좌에 가장 잘 맞는 강의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어려운 내용이 많기 때문에 듣기 좀 힘든 수업이었습니다.

 4강은 일제강점기 시 의료 측면에서 한국은 차별과 배제를 어떻게 당하는지, 일본은 의료를 통해 통치의 방책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그리고 민중들의 분노, 당시에 일어난 독립운동의 배경에 대한 역사를 배우는 시간이었다. “나와 다른 것에 대한 이해와 공존” (다름과 공존의 인문학)이라는 주제와 연관성이 별로 없으면서 노동자 인문학 강좌에 잘 안 맞는 ‘일본 식민지’ 역사수업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강의를 다 들어보니 주제는 내용과 잘 안 맞는 것 같고 또 처음에 기대했던 것과 좀 다릅니다. 그래도 4주 동안 한 번도 빠지지 않고 강의를 열심히 들었던 이유가 새로운 것을 많이 알게 되는 것입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교육 과정을 통해 배운 것과 느끼는 점이 많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좋은 강좌를 제공해주신 노동자교육센터 대표님과 관리자 분들을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교육에 같이 참여하신 분들을 반가웠고 앞으로도 기회가 되면 다시 뵙고 싶습니다."